계약서, 차용증, 영수증처럼 사건의 출발점이 되는 서류는 세상에 한 장뿐인 경우가 많습니다. 변호사사무실에서 자료를 달라고 하면 원본을 그대로 넘겨야 하는지 망설여지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상담 단계에서는 사본으로 충분한 경우가 대부분이고, 원본은 법원에 내야 하는 시점에 맞춰 다루면 됩니다.
상담에는 사본이면 됩니다
변호사사무실에 처음 보내는 자료라면 상담하는 변호사가 확인하려는 것은 서류에 무엇이 적혀 있는지입니다. 그 목적에는 선명하게 복사하거나 스캔한 사본, 글자가 읽히는 사진으로 충분합니다. 사본을 만들 때 다음을 지키면 나중에 다시 만들 일이 줄어듭니다.
- 앞뒤 면을 모두, 쪽 순서대로 — 뒷면의 메모나 도장도 내용입니다
- 필요한 쪽만이 아니라 전부 — 골라 보내면 앞뒤 맥락이 빠집니다
- 법원에서 온 서류라면 봉투도 함께 — 받은 날을 확인하는 단서가 됩니다
- 사진이라면 그림자와 기울어짐 없이, 한 장에 한 쪽씩
원본은 집에 두고, 사본과 원본을 같은 순서로 정리해 두면 언제든 꺼내 맞춰 볼 수 있습니다.
서류의 종류에 따라 원본의 무게도 다릅니다. 등기사항증명서나 가족관계증명서처럼 기관이 발급하는 서류는 필요할 때 새로 떼면 되지만, 당사자끼리 서명한 계약서나 차용증, 손으로 쓴 메모는 다시 만들 수 없습니다. 다시 구할 수 없는 서류일수록 원본은 손에서 놓지 말고 사본으로 대신하세요. 발급 서류라면 상담 날짜에 맞춰 최근 것으로 새로 떼어 보내는 방법도 있습니다.
법원에 낼 때 원본이 필요한 순간
민사소송법 제355조 제1항은 법원에 문서를 제출하거나 보낼 때 원본, 정본 또는 인증이 있는 등본으로 하도록 정합니다. 그러면서도 실제 증거 신청은 사본을 중심으로 돌아갑니다. 민사소송규칙 제105조 제2항에 따르면 문서를 서증으로 낼 때에는 상대방 수에 하나를 더한 만큼의 사본을 함께 내야 합니다.
원본이 필요한 때는 법원이 정합니다. 법원은 필요하다고 보면 원본을 내라고 명할 수 있고(법 제355조 제2항), 증거조사가 끝난 뒤에도 원본을 다시 내라고 할 수 있습니다(규칙 제105조 제5항). 예를 들어 상대방이 그 문서가 진짜로 작성된 것인지를 다투면 원본을 직접 보자는 요청이 나올 수 있습니다. 그래서 원본은 버리거나 고치지 말고, 요청이 오면 바로 꺼낼 수 있게 보관해야 합니다.
원본을 맡겨야 할 때 맡기는 법
사건을 맡긴 뒤 대리인이 원본을 직접 보관해야 한다고 하면 다음 순서로 넘기세요.
- 넘길 원본의 목록을 만듭니다 — 문서 이름, 작성일, 쪽수
- 넘기기 전에 원본 전체를 한 번 더 스캔해 둡니다
- 넘기는 날짜를 적고 받은 사람에게 목록에 확인을 받아 한 부씩 나눠 가집니다
- 원본이 법원에 제출되면 언제, 어느 절차에서 냈는지 알려 달라고 부탁합니다
법원에 내는 서증 사본에는 원고 쪽이면 '갑', 피고 쪽이면 '을' 같은 부호와 제출 순서에 따른 번호가 붙습니다(민사소송규칙 제107조 제2항). 대리인에게서 받은 서증 목록의 번호를 내 원본 목록 옆에 적어 두면 어느 원본이 어떤 증거로 쓰였는지 쉽게 추적할 수 있습니다.
이 목록이 있으면 사건이 끝난 뒤 무엇을 돌려받아야 하는지를 두고 엇갈릴 일이 없습니다. 변호사사무실 쪽에서도 받은 물건을 분명히 관리할 수 있어 서로에게 이롭습니다.
맡긴 서류는 돌려받는 것이 원칙입니다
민법 제684조 제1항은 수임인이 위임사무를 처리하면서 받은 금전이나 그 밖의 물건을 위임인에게 넘겨주도록 정합니다. 의뢰인이 맡긴 원본은 처음부터 의뢰인의 것이므로, 사건이 끝나면 목록에 따라 돌려받으면 됩니다.
법원에 낸 문서는 사정이 조금 다릅니다. 문서가 증거로 채택되지 않으면 법원은 당사자의 의견을 들어 원본이나 등본을 돌려주거나 폐기할 수 있습니다(민사소송법 제355조 제4항). 원본을 법원에 냈다면 돌려받기를 원한다는 뜻을 대리인에게 미리 전해 두세요.
원본을 다룰 때 피할 일
- 원본에 형광펜을 칠하거나 메모를 적는 일 — 표시는 사본에 합니다
- 철한 것을 풀었다 다시 묶거나 쪽을 떼어 내는 일 — 간인과 순서가 흐트러집니다
- 휴대전화 대화를 지우는 일 — 캡처해 보냈더라도 원래 대화방과 기기는 그대로 둡니다
- 은행 거래내역에 손으로 덧쓰는 일 — 필요하면 금융기관에서 새로 발급받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휴대전화 메시지는 캡처만 보내면 되나요?
A. 상담에는 캡처로 충분합니다. 날짜와 상대방 표시가 보이게 찍고, 대화가 이어지는 부분은 잘리지 않게 여러 장으로 나눠 보내세요. 나중에 다툼이 생기면 대화가 남은 기기를 확인하자는 요청이 나올 수 있으니 기기 교체나 앱 삭제는 사건이 정리될 때까지 미루는 편이 좋습니다.
Q. 원본을 잃어버렸으면 사본으로는 안 되나요?
A. 원본이 없다는 사정만으로 그 문서를 아예 쓸 수 없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상대방이 내용을 다투면 사본이 원본과 같다는 점을 다른 자료로 보여 줘야 할 수 있으니, 원본을 잃은 경위와 사본을 만든 시점을 상담에서 그대로 말하세요.
정리
처음 자료를 주고받을 때는 사본으로 시작하고, 원본은 법원이 요구하거나 대리인이 보관해야 할 때 목록을 만들어 넘기면 됩니다. 자료를 보내기 전에 예약 단계에서 전할 정보는 예약할 때 알릴 것을 정리한 문서에 있고, 남은 항목은 변호사사무실 안내 첫 화면에 모여 있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이며, 개별 사건의 결론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근거: 민사소송법 제355조 [시행 2026. 10. 2.][법률 제21993호], 민사소송규칙 제105조·제107조 [시행 2026. 10. 12.][대법원규칙 제3278호], 민법 제684조 [시행 2026. 3. 17.][법률 제21454호] — 국가법령정보센터 2026-10-20 확인